Bryce Harper
포지션 : RF
입단 : 2010년 드래프트 1라운드 1번 (Washington Nationals)
수상내역 : MVP 1회, 신인왕 1회, SS 8회, Playoff Series MVP 3회, 우승 5회, All-Star 13회
명예의 전당 투표 : 2034년 헌액, 1차 99.4%
영구결번 : x
2018년 이후 수입 : $364,125,000
2018년 이후 타이틀 : 타점 4회(2022, 2023, 2024, 2025), 최다볼넷 1회(2019)
Milestones (8)
득점 : 1,614
홈런 : 590
타점 : 1,813
볼넷 : 1,547
희플 : 110
WPA : 50.09
wRAA : 849.5
WAR : 103.6
Game Changer. 만루에서 가장 만나기 두려운 타자는 장타력과 선구안을 갖춘 타자일 것이다. 얻어맞든 내보내든 실점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브라이스 하퍼는 바로 그런 타자였다. 누적 안타가 2,500개에도 미치지 못하고 통산 홈런도 하퍼에게 기대할 만한 것 치고는 적은 590개에 불과하지만, 그가 쌓아올린 타점 기록을 보면 게임 시작 후에는 압도적인 페이스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플레이 이후 타점 통산기록으로 줄을 세워보면 하퍼 주변에는 12,000타석을 넘긴 타자들이 우글거리는데, 정작 하퍼의 통산 타석수는 9,079에 불과하다. 출전 대비 타점 먹는 능력만큼은 정말로 역대급이었다. 장타툴에 더해 선구안과 삼진을 피하는 능력이 결합된 결과인데, 실제로 커리어 상 볼넷이 삼진보다 미세하게 적지만 볼넷+사구+고의4구를 합치면 삼진을 넘어선다. 이래저래 안 내보내기보다 내보낼 확률이 높았던 선수였다. 당연히 게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다. 50이 넘는 WPA는 우연이 아니다.
플레이가 시작된 2018년 이후 현실의 하퍼처럼 워싱턴에서 1년을 뛰고 FA 이적시장에 나왔다. 2018년 워싱턴에서 보여준 성적도 만만치는 않아서 40+ 홈런에 100타점과 100득점을 모두 넘겼다. 조정 OPS도 159로 빼어났고, 나이도 이제 곧 26세 시즌을 맞이하는 선수라 그의 거취는 모두의 주목을 끌기 충분했다. 그런데 그는 그의 에이전트가 보라스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의아한 결정을 내린다. 신생팀 Alaska Polar Bears에 5년 165m 달러라는 예상 외의 헐값으로 계약한 것이다. 물론 알래스카 입장에서는 최대치의 출혈이었지만, 이 정도 지출을 뉴욕이나 시카고, LA가 못했을 상황도 아닌데 그의 선택은 알래스카였다.
아무려면 어떤가. 알래스카에서 그의 성적은 더욱 발전했다. 두 시즌 연속으로 WAR 7.0 이상을 찍었고, 조정 OPS는 170을 넘겼다. 그러던 중 세 번째 시즌에 큰 부상을 당했다. 팔꿈치 골절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치게 되었던 것이다. 알래스카는 알래스카대로 걱정이 있었는데, 신생팀이 큰 마음 먹고 하퍼를 지르기는 했으나 그렇게 꾸려진 타선은 하퍼와 여덟 난장이 신세였다. 그렇다고 하퍼가 못하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고 유망주 모아서 탱킹하기에는 눈치 없는 하퍼가 잘 때려주니 탱킹도 잘 안 되는 어중간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하퍼가 장기부상을 당한 것을 계기로 유망주들에게 자리도 줘보면서 키웠는데, 다시 하퍼가 돌아오니 안 쓸 수도 없고, 돌아온 하퍼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처음에 했던 계약은 어느덧 1년 반 정도밖에 안 남았고 대충 이런 상황이었다.
여기서 플레이어가 개입하여 하퍼와 알래스카의 유망주 하나를 더해서 Eureka Redwoods로 데려왔다. 대가로 내준 선수는 주전 포수였던 Sam Cohen, 부동의 주전 좌익수 Andrew Benintendi, International FA로 데려와서 WAR 7.0을 찍었던 대만 출신의 우익수 Wen-huan Wang, 5선발로 쏠쏠하게 써먹었던 양현종, 결과적으로 기대만큼 터지지는 않았지만 MLB 유망주 랭킹 전체 71위까지 찍었던 1루수 Men Portillo에 현금 1.6m까지 얹은 대형 트레이드였다. 좌타+거포+공갈포 아님+수비 평균이상 이 조건을 만족하는 선수 중 끝판왕이었기 때문에, 삼국지 게임으로 따지면 곽가, 순욱, 정욱 내주고 제갈량을 얻어온 셈이다. 이 선수들의 이탈로 생긴 공백은 나머지 AAA에서 적당하게 간손미로 채우더라도 하퍼가 추가됨으로써 Eureka의 공격 자체의 질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고,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5월에 팀을 옮긴 하퍼는 그 시즌에 Eureka에서만 381-514-784-1298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비율스탯을 찍었고, 200+안타, 60+홈런, 200+타점을 동시에 기록하며 우승의 n등공신이 되었다.WAR이 당시 커리어 하이인 11.2인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기존 알래스카와 맺었던 계약의 마지막해에 접어들자 Eureka는 하퍼에게 6년 213m 달러 및 마지막 해에 550타석 베스팅 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제시했고, 이에 서명한 하퍼는 연간 35.5m 달러를 받는 선수가 되었다. 그 다음 시즌에는 지난 시즌의 비율 스탯을 넘기며 커리어 하이를 갱신했다. 4할 타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403-513-790-1304라는 어이를 초월한 비율 스탯을 찍었다. 출루율이 1리 줄었지만 나머지는 당연히 커리어 하이였다. WAR도 13.0으로 커리어 하이였고, 236안타, 60홈런, 233타점으로 생산성 하나는 기가 막히게 보장해주는 선수였다.
그 다음 시즌에 비율 스탯은 또 상승했다. 419-522-840-1363이라는 나름 독보적인 비율로 타출장오 모든 비율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기는 했는데.. 햄스트링이 한 번 터지고 등이 뻐근하다고 또 조금 빠져서 출전 경기수가 다소 적은 것이 흠이었다. 그래도 규정타석은 채웠으니까 비율 스탯이 무시되지는 않았지만, WAR은 11.8로 줄어들었다. 사실 그런 와중에도 55홈런에 200+안타, 200+타점은 계속 찍었다.
하퍼의 노쇠화는 생각보다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물론 노쇠화로 WAR 페이스가 꺾였다고는 해도 7 언저리에서 놀았기 때문에 심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중심타선에서 버티는 하퍼의 도미넌스에 의존해왔던 Eureka의 공격에 약간 문제를 일으켰고 무엇보다도 수비에서 커다란 구멍을 낳았다. 가뜩이나 타신투병 구장인데 걸핏하면 우중간 2루타가 나오는 통에 투수들 기록이 죽을 쒔기 때문이다. 더욱이 풀시즌을 건강하게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 두 시즌은 공격에서는 밥값 이상을 톡톡히 했지만, 시즌 운영과 수비로 보면 적잖게 발목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바로 그 공격 때문에, 하퍼는 일단 건강한 이상 뺄 수 없는 선수였다. 아무리 이러니 저러니 해도 328-437-710-1148 / 362-446-757-1203 이런 타자를 어디서 구하겠는가.
Eureka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하퍼를 내보내야겠다고 생각한 건 무너진 볼삼비가 핵심이었다. 마침 International FA로 키우던 유망주가 콜업 대기 상태이기도 했고, BB/K가 78/132까지 내려가자 아직 가치가 유지되고 있을 때 어디든 물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퍼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몇 개 구단과 협상하다보니 그 어느 구단도 하퍼의 가치를 제대로 책정하지 않았고, 혹은 하퍼가 연간 수령하는 35.5m을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았다. 결국 포스팅으로 데려와서 팀내 중심으로 도약한 히사노리 야스다를 끼워서야 구매할 만한 구단을 찾았다. New York Yankees 치트키는 이럴 때 쓰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키스조차도 하퍼와 야스다(당시 연간 16.8m 수령)를 동시에 감당하기는 어려워했고, 결국 Miguel Andujar의 잔여연봉 20m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유레카와 양키스의 트레이드가 성사되었다.
그래도 하퍼는 하퍼니까 유레카만큼은 아니어도 좌타에게 좋은 구장에 가면 잘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수비 자리가 발목을 잡았다. 하필이면 이 시즌에 양키스가 NL로 가버리는 바람에 수비 안 되는 코너 외야수에게 좀처럼 자리를 내주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노쇠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이적 첫 해에는 대타로만 100경기 넘게 출전해서 244-394-476-870 슬래쉬라인에 WAR 0.9를 찍었다. 받은 연봉을 생각하면 기가 차는 성적이지만, 완전체에서 한 계단 내려와 OPS 히터로 변신한 하퍼의 공격력이 여전히 나쁜 축은 아니었다. 그 다음 시즌에는 1/3 정도의 비율로 선발 출전해서 333-413-593-1006이라는 훌륭한 슬래쉬 라인에 WAR도 1.5나 찍었다. 수비로 깎아먹은 걸 생각하면 WAR도 그럭저럭 선방했고 OPS+는 163으로 어지간한 타자들은 다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야 할 성적이었다. 하지만 베스팅 옵션을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타석 탓에 자유계약으로 풀렸다. 사실 이 정도 성적을 거뒀으면 36세 시즌이나 그 이후까지 뛸 것으로 생각했는데, 하퍼는 미련없이 은퇴를 선택했다. 그러다보니 누적에서는 꽤 부족한 편이다.
명예의 전당 입성은 당연하게 보였고, 관건은 득표율이었을 텐데 역시 1차에 99.4%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한 구단에서 오래 있었던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어느 구단을 그의 대표구단으로 할지 궁금했는데, 결국 그가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선 구단인 Washington Nationals의 모자를 쓰고 들어갔다. 하지만 내츠가 하퍼에게 영구결번을 안겨주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4,000타석도 채우지 못한 선수에게 영결을 주기에는, 하퍼가 팀을 우승이라도 시켰으면 모를까 좀 꺼림칙했을 것이다. 그리고 하퍼의 진짜 전성기는 Eureka Redwoods 시절이었기 때문에 내츠가 나서서 영결을 주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을지 모른다. 덕분에 내츠는 아직도 추가된 영결이 없다.
계약은 잘 따낸 편이어서 2018년 이후로만 3억 6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통산 WAR이 103.6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비싸게 받는 선수가 비싼 값을 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양키스 시절은 빼야겠지만 말이다. 알래스카가 메이저 리그에 자리잡는 초기 상황에 절대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그 이후 유레카로 넘어와서는 당시 다소 부족하던 마운드를 완벽하게 상쇄하는 공격력으로 왕조 건설을 이끌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느 팀에서도 자기 선수라고 여기지 않을 이력일지 모르지만, 팀을 옮기는 와중에도 각 팀에서 필요했던 역할을 최대치로 수행했다. 그가 방망이를 돌리면 경기의 양상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진정으로 Game Changer였다. 생성(이라 하고 사기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선수를 제외하고 Eureka 및 그 후신 격인 구단에서 이 정도로 누적적인 임팩트를 끼친 선수는 없으며, 그나마 한 명이 하퍼에 근접해가고는 있지만 그 역시 하퍼의 위상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어디에서도 영결이 되지는 못했고, 커리어를 돌이켜보면 그 점이 아쉬움으로는 남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하퍼가 아쉬워할 것 같지도 않다. 저 정도 커리어를 찍은 선수가 선수 시절을 회상하며 아쉬움을 가질 이유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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